미국인 2,300만명이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으며 그 중 25%는 18세 미만이다. 이로 인한 소매업체들의 연간 피해는 200억달러에 달하며 그 손실액은 정직한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성인도둑의 55%가 청소년 시절부터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도벽은 어려서부터 바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침체될수록 절도와 범죄는 더 증가하게 마련이다. 미 전국 9월 평균 실업률은 8월과 동일한 6.1%라지만 9월에 15만9,000명이 더 실직을 해서 총 955만명이 실업상태이며, 경제학자들은 2009년도 실업률을 7%로 예측하고 있다. 가주 실업률은 이보다 많은 7.7%로 매월 6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라 홈리스가 늘고 있으며 곳곳의 상점에서는 생계형 도둑부터 강도들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다.
1929년 10월 대공황 때도 이와 유사한 사회적 증상들이 있었다. 대공황 직후 회사들이 줄도산을 해서 5개월 뒤인 1930년 3월 실업자 수는 150만에서 320만으로 무려 2배 증가 되었으며, 1930년 11월에는 뉴욕시 거리 모퉁이마다 5센트에 사과를 파는 실업자 노점행상들이 6,000여 명에 달했다.
그리고 1932년 1월에는 미니애폴리스 지역 수퍼마켓에 수백명이 집단으로 침입해서 식품을 털어가는 난동이 벌어져서 경찰 100여명이 진압에 나섰다.
금년 들어 9월까지 LA 인근에서는 17번이나 대형마켓을 턴 무장강도가 체포되었고, 10여 차례 리커스토어 연쇄 강도사건이 있었으며, 심지어는 한인 마켓에서 육류를 수차례나 훔쳐서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던 한인 청년을 마켓 매니저가 격투 끝에 붙잡는 사진기사도 있었다.
뉴욕 지역에서도 전문털이 단에 의해 20여 보석상들이 털렸고 한인 잡화상점들도 야간 침입 도난사건과 대낮 상점절도로 피해가 크며, 은행 강도 건수는 263건으로 작년 168건에 비해 56%나 늘었다.
상점도둑은 아마추어와 훔친 물건을 되파는 전문도둑으로 구분하지만 가끔 물건을 훔치는 아마추어들도 3분의1은 주기적으로 물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심리에 빠져들어 절도행각을 상습적으로 하다가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훔치면서까지 위안추구를 해야 하는 ‘병적 도벽’(kleptomania)에 빠지는 충동장애자가 되기 쉽다. 실제로 상점도둑의 3분의1은 우울해서 물건을 훔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10대들이 물건을 훔치는 주요 이유 중에 첫 째는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는 소속감이 없어서 “아무도 나를 돌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남을 해치는 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소위 ‘복수심리 사이클’(revenge cycle)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을 부모들이 사주지 않아서 훔치지 않고는 도저히 그 물건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옳고 그른 것을 감지하기 시작하는 5~6세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또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자주 확인해서 자녀는 가족들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 다른 형제의 소유물을 훔치는 경우는 주로 형제간의 질투심 때문이므로 편애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도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소유할 수 있는 건전한 방법들을 가르쳐 주어야만 한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물건을 훔치기 시작하면 경기가 좋아져도 도벽으로 평생 고생을 해야 하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대부분 훌륭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어려운 성장과정과 역경 속에서도 교훈적인 의미를 내면화시켜서 정의롭게 삶을 살아낸 사람들이다.
아무리 이민생활이 힘들고 지금보다 더 힘든 불경기가 닥치더라도 자신의 일이나 소비 패턴부터 조절해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번 물건을 훔치고 싶은 시험에 넘어가서 도벽중독으로 이어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하겠다.
▶ 미주 한국일보 인터넷 신문- 경기침체와 도벽중독
(필자가 2008년 10월 22일자 미주한국일보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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